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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위로,생각,일상,행복

특별한 건 없지만, 꽤 괜찮은 하루

일요일,

주말인데도 아침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눈이 떠진다.
새벽 기상의 습관인지, 휴유증인지 모르겠다.

고된 매일의 노동에 주말이면 허리도 아프고 손발도 붓고 저리다.
잠시 일어나 물 한잔 마시고 다시 누워 유튜브로 쇼츠를 이것 저것 보다 또 다시 잠들었고,

다시 일어나니 어느새 10시 30분이었다. 느닷없이 그동안 미루었던 화장실을 아침부터 청소하고 싶었다.
원래는 오늘이 결혼기념일이여서 분위기 좋은 파스타집을 가려고 했지만, 아내도 피곤해했고 아이들은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했다. 결국 동네 중국집에서 볶음밥과 탕수육을 시켰다.
늘 먹지만 솔직히 맛은 그냥 그랬다. 짜장 장도 항상 야박할 만큼 적게 줬지만, 탕수육은 나름 괜찮았다.

 

점심을 먹고 피곤함을 달래기 위해 카페에 갔다.

무엇을 입을지 꽤 오래 고민하다가 샴브레이 셔츠에 크림색 진, 크림색 반스 슬립온,

그리고 호피 프레임의 레이밴 클럽마스터를 매치했다.

거울을 보는데 스스로 생각해도 꽤 패션이 괜찮았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나이 드는 것에도 좋은 점이

있는 것 같다.

 

점점 나에게 어울리는 취향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그 스타일 안에서 자신감과 여유가 생긴다는 것.

사실 나는 이런 순간이 행복하다. 이상하게도 옷이 나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날이면 자신감과 자존감이

꽤 올라간다.

 

 

 

아무튼 멋 좀 부리고 가서 마시는 단골 카페의 라떼는 정말이지 맛있다.

사실 내가 주말마다 가는 단골 카페는 단순히 커피만 잠깐 마시고 오는 공간이 아니다.
나에게는 자존감과 행복, 여유를 채워주는 공간이다.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사람들의 웃음소리,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엿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 비슷한 걱정과 이야기들을 한다.

이제 충분히 즐기고 나서 자리를 나섰다.

 

근처 동네의 하나로마트에 잠시 들러서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한다.

요즘 부쩍 자신의 글씨를 보면 화가난다. 글씨를 교정하고 싶은 마음에 펜글씨 교본,

그리고 적당한 펜을 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뻥튀기와 칸쵸를 구입하고나서 행복한 마음을 사진으로 남긴다.

 

 

 

집에 와서 잠깐 글씨 연습도 했다.꽤 글씨체가 나아진거 같은? 착각에 뿌듯함이 몰려온다.

혼자 호수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집에 와서 30분쯤 잠들었다가 일어나보니 어느새 저녁 7시다.
때마침 아이들이 밥 먹으라고 부른다. 오늘 저녁 메뉴는 카레와 소세지이다. 맛있게 한그릇을 싹

비웠다. 밥을 먹고 나서 아이들과 함께 장남감을 가지고 즐겁게 방에서 놀았다.

 

 

아이들과 놀고난 흔적들

 

 

아이들이 노는 소리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장난감들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다.
한바탕 놀고나서 아이들 방 청소도 같이 도와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시간들도 언젠가는 정말 그리워지겠지?

막내는 하루 종일 나를 따라다니며 놀아달라고 조잘거린다.
그리고 일요일 저녁만 되면 월요병에 걸린 직장인처럼 우울한 표정으로 누워 있는 모습이 참 귀엽고

안쓰럽다.

 

자기전에 잠시 자주 시청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10만 기념 이벤트로 댓글을 달면 10만상품권을 준다고

해서 정성스럽게 댓글을 달았다. 설레발이지만 당첨되면 사고 싶은 것들도 미리 적어봤다.

제이프레스 그린 캡, 아니면 뉴발란스 신발 하나, 생각만 해도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 꼭 당첨되지 않아도 이런 근거 없는 설렘 자체를 느껴보는게 작은 행복이 아닐까?

오늘도 특별한 일이 있던 주말은 아니였다. 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하고 소소하고 담백한 행복이였다.

 

나는 토요일도 일하기에 얼마 되지 않는 일요일 주말 시간을 아쉬워하며 꽉 붙잡고 사는 느낌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시간은 밤 10시 30분. 이제 11시면 자야 한다.

그리고 시작되는 또 한 주를 열심히 살아내고, 견디면서 다시금 돌아오는 주말을 간절하게 또 기다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