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어김없이 단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톨스토이 인생론 에세이라는 책이였다. 읽다가 문득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이 있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만족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그 만족을 잃으면
큰 비탄에 잠긴다. 아무리 기뻐도, 그리고 그 기쁨이 사라져도
그것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이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다.
-파스칼-
이 문장이 지금의 나를 너무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 같았다.
나는 항상
“인생은 행복해야 한다”
“매일 의미 있어야 한다”
라는 강박 속에서 살아왔다.
행복이라는 감정에 유독 집착했고, 매일 더 행복하게 사는 방법,
더 의미 있게 사는 방법을 찾아 헤맸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매일의 삶이 항상 행복하고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오히려 나는 행복이라는 감정에 너무 집착했기 때문에
더 행복하지 못했던 것 같다.
세상에 24시간 행복하고, 만족스럽고, 즐겁기만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만약 있다면 그것은 건강한 상태라기보다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아마도 파스칼이 말한 것도 그런 뜻이 아닐까?
기쁨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기쁨이 사라졌을 때 무너지는 우리의 마음 말이다.
사람들은
“행복해야 해.”
“의미 있어야 해.”
“만족스러워야 해.”
이런 생각에 너무 집착한다.
그래서 원하는 것을 얻으면 잠깐 행복하지만,
그 감정이 사라지는 순간 다시 흔들리고 우울해진다.
하지만 진짜 단단한 사람은 기쁨이 와도 너무 들뜨지 않고,
그 기쁨이 사라져도 삶 전체가 무너지지 않는다.
물론 행복을 느끼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행복은 충분히 느끼되,
그 감정 하나 하나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거나
나 자신 전체를 맡겨버리지는 말아야 한다는 뜻에 가깝다.
오늘 하루가 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고 해서
내 인생 전체가 망한 것은 아니다.
오늘 짜증이 많았고, 기분이 좋지 않았고,
인상을 쓰며 하루를 보냈다고 해도
그 하루 하나가 나의 삶 전체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오늘 기분이 좋다고 해서 내 인생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다.
행복이라는 감정은 결국 파도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것 아닐까?
잔잔한 날도 있고, 거친 날도 있고말이다.
우리는 그 파도를 억지로 붙잡으려 하기보다
그저 흘러가는 감정임을 인정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진짜 행복은
“항상 행복한 상태”가 아니라,
오늘이라는 하루가 어떤 모양이든
마음에 들든지 들지 않든지 간에
그 하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내는 것에 더 가까운 게 아닐까?
완벽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하루까지도 끌어안고 살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내가 이제야 조금씩 배우고 있는 행복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