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알아야 할 단 하나의 기준
이제 40대가 되고 나니 그리고 20년동안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나니
젊을 때 당연하게 가지고 있던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과
근거 없는 자신감이 하나둘 사라진다.
현실을 살아가며 여러 번 부딪히다 보니
예전에 꿈꾸던 이상과 꿈은 점점 멀어지고,
어느 순간부터 인생이 내리막을 걷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잠시 허락된 쉬는 날조차도 고민만 가득하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은 해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수입은 예전 같지 않고, 삶의 방향은 흔들린다.
“이 나이에 새로운 일을 다시 시작해도 되나?”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요즘은 자꾸 이런 생각이 든다.
“내 인생, 많이 잘못 온 건 아닐까?”
SNS를 보면 다른 사람들은 다른 친구들은 다 잘나가는 것 같은데
왜 나만 뒤처진 것처럼 느껴질까?
모아둔 돈도 많지 않고,
20년 동안 해오던 일은 이제 내려놓고
다시 초보가 되었다.
마치 인생의 추락처럼 느껴진다.
이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기 위해
자기계발 영상, 마인드셋 영상들을 기웃거린다.
SNS의 근육질 ‘마초 형님들’이 내뱉는 거친 말들을 들으며
헬스장에 가서 운동도 하고 독서도 하고, 도움되는 영상들도 찾아보며
잠시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자고 일어나면 다시 원래의 나약한 상태로 돌아온다.
그런데 어느 날, 머릿속에 흥미로운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지금 내 상황이 정말 그렇게까지 절망적인 걸까?”
그래서 아주 냉정한 현실 비교를 해보기로 했다.
흥미로운 질문: 전 세계 기준으로 보면, 나는 어디쯤에 있을까?
전 세계 인구의 80% 이상은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고,
선진국에 속하는 국가는 16%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평균적인 개발도상국의 40대 가장들은
하루 10~12시간 노동을 기본적으로 하며
토요일, 일요일도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도의 월평균 수입은 약 30만원에서 많으면 60만 원 수준,
베트남 역시 30만~70만 원 정도다.
이들에게 하루를 쉰다는 것은
곧바로 가족의 오늘의 식비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의료 인프라도 부족해서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참고 일한다.
또한 가장이 일을 멈추는 순간
자녀의 교육은 중단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이들에게는 ‘다음 선택’이라는 개념이 없다.
그들의 삶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하루하루가 지독한 생존의 문제다.
질문: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냉정하게 보면 나는,
굶주림을 걱정하지는 않는다.
노동을 하면 즉시 수입을 만들 수 있다.
수입 수준도 세계 평균보다 훨씬 높다.
힘들지만 다른 직업으로 방향을 바꿀 여지가 그래도 있다.
의료와 사회 안전망이 잘 갖춰진 나라에 살고 있다.
사실 이런 부분들은 개인의 능력의 문제가 아니다.
환경의 운이다. 나는 분명 운이 좋은 사람이다.
물론 이런 반문도 가능하다. “이런 비교는 결국 자기만족 아니냐?”
“더 잘사는 나라와 비교하면 한국 사회의 구조에도 문제가 많지 않냐?”
맞는 말이다. 이런 비판도 틀리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늘 상위의 소수, 더 잘 사는 사람들,
더 완벽한 시스템만을 기준으로 자신을 비교해온것은 아닐까?
그 비교가 과연 우리를 더 나아지게 했을까?
오히려 그런 비교는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긍정적이 되기보다는,
끝없는 결핍감과 패배감만 남긴다.
현실을 기준으로 한 비교는 자기합리화도, 도피도 아니다.
그건 내가 서 있는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시야를 넓히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인도나 파키스탄의 많은 40대 가장들은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며 한 달에 40만~50만 원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
그들이 버티는 이유는 선택지가 많아서가 아니라
선택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나는 아직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지금 내 삶이 답답하고, 막힌 것 같고,
뒤처진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적어도 나는 다른 길을 고민할 여지가 있다.
그래서 감사하다.
비교는 도망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위안이 아니라,
현재 나의 위치를 정확히 가늠하기 위해
한 번쯤 필요한 작업이다.
나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망한 것도, 인생의 오디션에서 탈락한 것도 아니다.
다만 잠시 멈춰 서서 방향을 재조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과 나를 비교하는 이유는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아직 포기할 단계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에게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어쩌면 행복이란것은 현실을 정확히 바라보는 사람에게보이는 것이 아닐까?
이제 나에게 주어진 이 레몬 같은 현실로 맛있는 레몬주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혹시라도 지금 나처럼 새로운 일을 도전하는 40대 가장들이나 아버지들이 있다면
용기내어서 함께 전진하고싶다. 40대 가장들 파이팅!
